나는 이렇게 철학을 하였다 (2) : 버트런드 러셀
소위 '절대적인 것'들에는 여러 한계점들이 존재한다.
연속체 문제, 존재론, 실재론, 결정론 등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음을 느낀다.
그 중 언어철학과 분석철학을 다루고자 한다.
1. 황금산 : 뜻과 지시체
앞선 리뷰에서는 지식의 정의에 어긋나는 반례 소개하며, '검은 백조가 나타났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 글은 '귀납의 한계'가 이론에 뿐만 아니라 단어의 뜻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난해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황금산' 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자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기서 언급하는 황금산은 순수한 황금으로 이루어지느 산을 말한다는 것을 밝힌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산이나,서산에 있는 황금산, 사금이 나오는 산 등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황금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다.
황금으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비슷한 이미지를 상상했을 것이다.
이처럼 이름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와 '지시하는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프레게는 고유명사에서 각각을 '뜻'과 '지시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했다
'황금산'은 뜻은 갖지만 지시체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다.
2. 마이농의 팽창된 존재론
재밌게도 오스트리아의 한 철학자는 정반대의 이론을 냈다.
다른 세계 어딘가에 '황금산'이 존재하기에 우리가 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이어가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존재한다.
황금산, 유니콘, 이데아, 정의, 세상에서 가장 큰 자연수 모두 존재하는 결론이 나기에
이를 가리켜 '마이농의 팽창된 존재론'이라고 한다.
문제는 누군가 '황금산'에 대해 기술하는 순간 발생한다.
'황금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이 (참)라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마이농에 따르면 어느 세계에 황금산은 존재 할 것이므로 (거짓)이라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문장이 (참),(거짓) 모두 갖기에 모순이다
3. 프레게의 한계
프레게 또한 기술 단계에서의 한계가 존재한다
'황금산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라고 기술했다고 하자.
황금산이 없기에 (거짓)인 문장이 된다
그렇다면 부정인 '황금산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아니다'는 어떨까
이 역시 같은 이유로 (거짓)인 문장이다.
한 문장이 (거짓)이라면 이에 대한 부정은 (참)이어야 하는데 모순이 발생한다.
프레게는 '황금산'의 지시체가 존재하지 않기에 애초에 (참), (거짓)을 갖지 않는
불완전한 문장이였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역시 문장이 (참),(거짓)이 아닌 제 3의 값을 갖는 것이기에, 배중률을 위반하는 설명이다
4. 러셀의 기술이론
러셀은 이런 모순들을 한번에 없앨 수 있는 설명을 했다
'C는 Y이다' 라는 기술을 이렇게 분석한다
'"X는 Y이다"라는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C의 C라는 실체가 있다'
'황금산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X는 황금으로 되어 있고 산모양이다"라는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C의 C라는 실체는 없다'로 바꿈으로써
기존 고유명사를 술어의 형태로 바꿔버린다.
결국 지시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모순이 없다.
이번엔 '황금산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라는 문장을 분석해보자
'"X는 황금으로 되어 있고, 산모양이고, 세상에서 제일 높다"라는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C의 C라는 실체가 있다'는 (거짓)이었다
앞서 부정문으로 소개한 '황금산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이 아니다' 라는 문장은
'"X는 황금으로 되어 있고, 산모양이고, 세상에서 제일 높지 않다"라는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C의 C라는 실체가 있다' 이고, (거짓)문장이기에 문제가 되었었는데.
사실은 '"X는 황금으로 되어있고,산모양이고,세상에서 제일 높다'라는 문장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C의 C라는 실체가 없다'이 진정한 부정문장이고, (참)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5. 오 신이시여
러셀의 기술이론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1) 고유명사도 기술구다
(2) 기술구는 존재를 함축하지 않는다, 단지 실체가 있는 사태를 말할 뿐이다.
앞선 리뷰의 '지식은 JTB를 충족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의 반례가 나온 것도 설명이 된다
위 문장은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르며 J,T,B를 충족하는 실체가 있다는 사태에 대한 진술에 불과하므로
'지식'의 지시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사태는 결국 경험이기에 흄이 제창한 '귀납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모든 고유명사는 어떤 존재를 함축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설명하는 위장된 기술구일 뿐이다.
결국 이름 지은 모든 것들은 그 존재가 없을 수도 있을 위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