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혁명의 구조 : 토머스 쿤
과학은 이론과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론은 반증 가능한 형태의 명제이여야만 한다.
지금까지 리뷰를 통해 공부한 과학철학의 주류 사상에 대한 요약이다.
이성에 대한 확신에 기반한 방법론은 무질서를 포함하지 않는 반쪽짜리 해석처럼 느끼실 분들이 있을 것같다.
과거에도 같은 문제의식을 느낀 철학자가 과학을 사회적, 역사적 시선으로 정리했는데,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로 유명한 토머스 쿤이다.
1. 과학 혁명의 구조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제시하는 4가지 용어를 정리해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원문을 참고하길 바란다.
1) 정상과학 : 과거의 하나 이상의 과학적 성과에 기반을 둔 연구 활동, 이에 이루어지는 과학 활동들은 패러다임에 따른 과학 활동이다.
2) 위기 : 정상과학에 기반한 결과가 설명되지 않을 때, 이상현상이라고 표현한다. 과학적 발견과 동등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는 곧 정상 과학의 위기를 뜻한다. 정상 과학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이론으로 이를 설명해내야만 한다.
3) 과학 혁명 : 말 그대로 과학 발전에서 나타나는 혁명적인 상황을 말한다. 양립 불가능한 새로운 이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할 때, 새로운 이론이 설득력을 인정받아 점진적으로 퍼지는 현상을 말한다.
4) 패러다임 :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해서 공유되는 신념,가치,기술 등을 망라한 총체적 집합을 가리킨다. 쿤에 따르면 과학 활동을 위한 인식적, 규범적 기능을 하는 우선적인 무언가를 지칭한다.
책에는 중의적인 단어가 많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과학혁명의 구조를 단순화시키면 아래와 같다.
정상과학(1) -> 위기 -> 정상과학의 변화 -> 정상과학(1)
정상과학(1) -> 위기 -> 정상과학의 변화 -> 과학혁명 -> 정상과학(2)
쿤은 변화를 거부하는 정상과학의 성질을 강조했다.
다소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학계의 태도를 생각해보면
설득력 있는 묘사라고 생각한다.
2. 과학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
인정한다
과학쟁이들에게도 고집이 있으며, 비이성적인면을 지니고 있는 인격체다.
학문의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한편, 기존 체계에 대한 전통을 상당히 중시한다.
아주 가끔은, 이런 갑갑함이 비효율적이고 창의성을 제한하는 악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학회에서 인정하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한다는 사실이 불편할 수도 있다.
진실을 검증하는 것이 고매한 이성이라는 형이상학적 존재가 아니다 보니
'전날의 가슴아픈 사연'이나, '앞으로의 경제적 걱정' 혹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귀찮음'이라는 인간적 문제가 발전을 더디게 하는 점이 있다.
과학의 절대성에 대한 착각에 빠져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주류과학이 주류과학인 것은 절대적인 이유뿐만은 아니였다.
어쩌면 양자역학이 주류 과학에 편입된 결정적 요인은 아인슈타인의 죽음일지도 모르겠다
3. 쿤에 대한 오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것은 곧 과학의 발전이다'
-토머스 쿤
다만 과학적 지식을 '살아남았을 뿐인 강자'라는 식의 상대론적 개념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책이 발간 되었을 때, 많은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비판하는 포럼을 열 정도로 많은 비판을 받은바 있다.
의장은 그 유명한 '칼 포퍼'였다.
그러나 책에서는 객관적 진리의 개념을 인정했다.
더 나은 이론이 없다는 식의 해석은 오해였으며
정상과학에 찾아온 위기는 잘못된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여야 한다
즉, 새로운 패러다임이 옳은 이유는 기존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지,
새롭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여담이지만,
학회에 논문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도
연구로 인해 얻는 성과가 있어야만 한다.
이는 참신한 주제를 정하다가 간과하기 일수인데,
학부졸업생들의 논문발표회를 보면 절실히 느낄 수 있다.
4. 권위인가 고집인가
최근 독서토론 홈페이지에서 치열한 공방을 본 바 있다.
주류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과, 비판적 실재론과 공산주의라는 비주류 학문에 종사하고 계신분의 대화였는데
둘 다 사회과학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패러다임 싸움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갈등의 본질적 원인은 정상과학에 대한 규칙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학계의 정상과학의 위치에 권위를 인정하느냐
혹은 소집단에서는 평등한 개인으로써 대하느냐
각각 나름의 타당한 설명은 가능하다고 본다만 동시에 두 태도를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것이 더 옳아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