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1,2 : 리처드 파인만
불확정성, 확률론, 허무주의,실재론, 존재론 등등 양자역학에서 비롯한 철학적 고뇌에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20세기 과학적 방법론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머리아픈 질문들 틈바구니에서도 과학자들을 자유롭게 만드는 발언을 한 과학자가 있다.
'닥치고 계산이나 해'
-데이빗 머민-
'실재하는지 알게 뭐냐, 정확하게 예측만 할 수 있음 그만이지'
무식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단순명료함의 극치
과학은 도구일 뿐이라고 쿨하게 인정하며
형이상학적인 미신에 휘둘리지 않기로 선언하는 듯 하다.
넓은 의미에서 과학적 반실재론에 속하는 입장이다.
1. 내 계산으로 사람이 죽었다고? 알게뭐야
이처럼 과학은 형이상학적인 영역을 거부한다.
자연스레 가치판단의 영역에서도 분리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과학자가 리처드 파인만이다.
과학에 관한 미신같은 편견들을 보여주는 경험을
우화를 보는 듯하는 기분이 들도록 써놨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치고는 이력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훤칠한데다 말도잘해서 여성편력이 화려하다.
프로만큼 드럼을 잘쳐서 국제대회 입상 경력이 있다.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대한 계산을 하던 팀에 소속된 적 있다.
장난기 많고, 인간애가 많았던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정작 히로시마에 자신이 계산한 대로 작전이 진행될 때에는 무덤덤했다고 한다.
과학과 가치판단의 영역을 철저하게 분리한 삶을 산 듯 하다.
2. 답만 구하면 상관없어
파인만은 남들보다 직관적이고 독창적인 문제풀이 능력으로 유명하다.
그 원인을 공교육에 의존하지 않은 독학능력에서 찾는데,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영상이 있어 첨부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교육과정 대부분의 형태는 평가가 쉬운 방식이지 본래 목적에 가장 적절한 형태가 아니라고 한다.
방정식의 본질은 x값을 찾는 것이기에, 답만 맞으면 되는데,
가르쳐준 대수적 방법을 쓰지 않았기에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엉터리라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과학의 본질이 결국 더 정확하게 사태를 진술하는 데 있다는 당연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듯 하다.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잘 설명하기 위한 방법론들이기에,
그 외에 것은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3. 과학의 수호자?
토론 중 과학에 대한 확신을 밝힐때면 으레 듣는 말이 있다.
일종의 '과학자'프레임인데,
'너는 451의 과학자 포지션을 대표하는데~~~' 식의 문장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치 100분 토론의 출연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저런 식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한국 사회에 과학에 대한 인식이 낮은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가치관, 학문적 근거보다 과학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마치 이상적 가치관에 대한 자기소개 해야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른것 없다. 그저 가장 틀릴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정확히 이 이유 때문에, 사회는 과학을 신뢰한다
대부분의 사회문제는 원인이 규명되기만 하면 고민의 여지조차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가치 판단의 영역에서 조차, 선택지를 단순화 시키기 위해
과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명료하게 보지 못하는데, 선택할 수 있겠는가
물론 근거로써 과학의 위계가 가장 높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적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라는 점이 안타깝다
과학적 근거를 뚜렷하게 말하기 위해 레퍼런스를 언급하는 것이 우습게 여겨지는 현실이다
주관 가득한 개인적인 감상이 더 설득력 있는 것처럼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느껴는건 나뿐일까.
과학적 근거를 만드는 것도 감정 가득한 사람이라는 괴상한 반론이나 안했으면 좋겠다.
P.S
여담이지만, 짧은 지식이나마 '비판적 실재론'에 대한 의견을 남기고자 한다.
비판적 실재론은 '실재'를 세 개의 층위 구조로 해석한다.
1. 경험의 영역
2. 사건의 영역
3. 기제의 영역
로이 바스카가 주창한 내용에 따르면,
과학은 어떤 사건에 작용하는 요소를 능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사건 너머의 것들을 파악한다고 한다.
위의 개념들을 통해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 개념을 극복할 수 있는 관점이라고 한다.
이에 관련된 책을 읽어본적은 없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만
몇가지 의문이 생겨 적어보겠다.
이에 훌륭히 설명해줄 분이 있다면 답글을 달아주셨으면 좋겠다.
1. 3개 층위로 나누어 생기는 이점이 무엇인가?
2. 비판적 실재론으로 반증 가능성 개념을 극복하는 과정은 무엇인가?